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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방송

<프라하의 묘지 - 움베르토 에코>- 거짓과 음모의 역사

by a voyager 2020.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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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하의 묘지 1권 읽고 간략하게 느낌을 정리하고 싶어졌다. 그간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를 끝까지 읽지 못하고 매번 중단하곤 했기 때문에 에코의 소설에 대해서는 읽고 싶지만 왠지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프라하의 묘지는 그래도 그 두 전작에 비하면 훨씬 대중적이라는 평이 있었다. 1권을 읽고 나니 그평에 어느 정도 동의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금방 내용을 놓치게 될만큼 그렇게 쉽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전작들에 비해 쉽게 따라갈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장미의 이름'보다 '푸코의 진자'의 도입부가 훨씬 수월했고, 프라하의 묘지는 더 수월한 도입부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에코가 '왜 소설의 도입부는 항상 그렇게 어렵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것을 보았다

 

 

'그 도입부를 넘긴 사람만이

내 소설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자격을 얻는것이다'

움베르토 에코 (1932-2016)

자신감과 거만함으로 들릴수도 있는 이 거장의 유머섞인 대답을 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 '장미의 이름'의 도입부는 정말 원망스러웠다;;;

 

프라하의 묘지'는 19세기 말 이탈리아 통일 무렵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아, 그때부터 현재까지 우리의 인식을 지배하고 있는 거짓정보에 대한 역사를 기술한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야기의 핵심 키워드는 '유대인에 대한 증오'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를테면 '유대인의 전세계 정복 음모' 혹은 '전 세계의 대부분의 부는 유대인에게 집중되어있다' 라는 것이 유대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다. 뭔가 우리가 모르는 거대한 음모를 꾀하고 있는 인종이란 느낌을 준다.

 

런 유대인 증오는 그들이 바로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주동한 것이라는 거의 확고한 믿음까지 탄생시켰다. 즉, 12세기 프랑스 필립왕에 의해 자취를 감춘 성전기사단이 수백년 동안 복수의 칼을 갈아 마침내 성공한 것이 바로 프랑스 혁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유대인은 영국의 석공으로 잠입하여 '프리메이슨'이라는 조직을 결성하고, 그 석공 기술을 가지고 프랑스로 넘어와 혁명의 기틀을 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프리메이슨라는 단어가 주는 비밀스러운 이미지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이미지와 상당히 유사하게 들린다. 이 이유도 바로 누군가 우리에게 심어놓은 편견이 아닐까 한다. 이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그 후에 더욱 커져 '시온 장로 의정서'라는 반유대주의를 조장하는 거짓 문서로 발전하여, 이는 결국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근거로 사용된다.

프라하의 묘지는 프라하에 있는 실제 유대인의 묘지를 일컷는다. 이곳은 대부분의 프라하 여행책에도 소개되어있는 관광지이지만, 실제로 유대인들이 겪었던 박해와 고난를 상징하는 슬픈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 이외에 매장이 금지되어있던 유대인들의 시신이 묻히고, 그위에 또 묻히고 하면서 비석들도 서로 다닥다닥 붙고 질서도 없어져 버린 현재 군집 형태의 묘지를 이루게 되었다

유대인 집단 묘지 (프라하)


그렇다면 유대인에 대한 이런 증오의 기원은 무엇이며 어떻게 현재까지 살아 숨쉬는 거짓의 역사가 된 것일까
.. 궁금해지게 된다. 에코는 이런 거짓과 음모의 역사를 19세기 암약한 '시모니니'라는 유령적 인물을 따라가며 써내려간다. 에코 본인도 '문학 역사상 가장 혐오스러운 주인공' 이라고 규정한 이 인물은, 이 '프라하의 묘지'에 등장하는 유일한 가상인물로써, 각종 문서 위조의 달인인 위작자이다. 그는 그 시대 유럽 곳곳의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에 스며들어 위정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거짓과 음모를 조장하고 다닌다.

시모네 시모니니

2권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프라하의 묘지' 1권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

1. 이탈리아 통일 과정의 주세페 가리발디의 양시칠리아 원정과 천인대의 활약

https://www.youtube.com/watch?v=H7pPHhS9ibM&lc=z22qcnkaizqkdl5gc04t1aokgfqnlgsft4nlvfnxk0thrk0h00410

 

2. 프랑스 드레퓌스 사건

https://ko.wikipedia.org/wiki/드레퓌스_사건

 

 

드레퓌스 사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1895년 1월 13일자 '르 프티 주르날’ 에 실린 앙리 메예의 드레퓌스 군적 박탈식(1월 5일) 드레퓌스 사건(프랑스어: L'affaire Dreyfus, 영어: Drefus Affair)은 19세기 후반�

ko.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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