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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방송

[출판 소식] 철도원 삼대 - 황석영

by a voyager 2020.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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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 황석영

 

가 황석영이 오랜기간에 걸쳐 계획하고 완성한 '철도원 삼대'가 출판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기사를 보니 염상섭의 '삼대'를 이은 작품이라고 스스로가 소개했다고 한다. 무슨말인가 싶어 기사를 더 보니, 염상섭의 '삼대'는 구한말부터 1920년대 식민지 무렵의 시대를 보여주었고, 이번 '철도원 삼대'는 3.1운동부터 6.25 전쟁 이후까지 산업 노동자의 삶을 담았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을 조금 더 전하자면, '철도원 삼대'는 1대인 철도 노동자부터, 철도 기관수 아들인 2대, 3대를 거쳐, 발전소 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4대로 이어지는 철도원 가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6.25 전쟁 이후 한국의 근대화를 이루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산업노동자의 현주소가 하늘감옥으로 불리는 고공농성이라는 것이 벌써부터 뭔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황석영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작가여서 아직 부족하지만 '삼포가는 길', '해질 무렵' ,' 강남몽', '밥도둑' 정도를 읽어보았다. 작품마다 작가의 코멘트를 찾아보며 그 여운을 길게 음미해 보기도 했었다. 그중 몇 해 전 '밥도둑'이라는 산문집을 출판하고 뉴스룸에 나와 손석희와 했던 인터뷰를 인상깊게 보았다. 거기에서 그 산문집의 한 부분을 직접 낭독해주었는데 책의 내용과 그의 노년의 목소리가 아주 잘 어울려 깊은 감동을 받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KoWQcH4Wo

 

또한 이 인터뷰에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황석영의 작품 주제는 '기억과 상처, 회한을 더듬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이말을 현재 우리 삶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한 과거로의 회귀라고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지나간 얘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과거가 고생스럽고 한스러웠다면 떠올리기를 더욱 꺼릴것이다. 대부분은 앞으로는 잘하자라고 다짐하며 스스로를 더 단련시킬 뿐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스스로가 견뎌내야할 상처의 기억은 점점 곪아갈 뿐이다. 

 

황석영이 더듬는 회한은 바로 며칠전의 얘기가 아닌 그의 인생에 걸친 시간동안 축적된 것이고, 읽는 입장에선 한국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온 그의 이야기는 다름아님 우리 시대 아버지 어머니의 상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자취를 거슬러 올라가면 무엇인지 모를 먹먹함이 밀려온다. 이것이 내가 '해질 무렵'과 '강남몽'을 읽고 나서 든 감정이었다. 우리는 흔히 무엇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나면 성취감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원인이 먼 과거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것일땐 먹먹함에 눈물부터 왈칵 쏟게 된다. 돌이킬수 없음이 한탄스럽기 때문이다. 이것이 회한이고 각자 가진 형태는 다를것이다.

그는 우리가 지금 어떤 현실과 마주하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품을 수 있는 우리가 무얼 잘못했던 것일까.... 라는 질문이 황석영의 요즘 소설의 기본 모티브이다.

 

이번 '철도원 삼대'는 우리 민족이 살아온 어떤 자취를 보여줄지 주문전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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