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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영어기사

[BBC 기사] 천안문 민주화 항쟁 32주년 (2021년 6월 4일)

by a voyager 202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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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 4일은 1989년 천안문 광장의 민주화 항쟁 (Tienanmen Square Massacre or Crackdown) 기념일이다. 당시 베이징의 탄압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다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날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 도입을 이루어내며 투쟁의 결실을 맺은 반면, 중국에서는 투쟁의 빛을 보지도 못하고 시작과 동시에 중국 공산당에 의해 철저히 짓밟힌 날이다. 마치 80년 광주처럼 말이다. 

 

천안문 항쟁은 베이징 중국 본토에서 일어났지만 중국내에서는 기념일 집회를 불허한다. 반면, 마카오와 홍콩에서는 매년 집회를 열어 기념일을 새긴다고 한다.

 

특히, 이번 기념일은 중국의 홍콩에 대한 보안법(national security law)이 발동된 이후의 첫 기념일이기 때문에 도시 곳곳에 많은 경찰이 배치되며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금요일이었던 어제 평소보다 많은 경찰이 거리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매일 저녁 빅토리아 파크에서 운동을 하는 나에게도, 지인이 오늘 저녁에는 가급적이면 밖에 나가지 말라고 얘기해줬다. 빅토리아 파크를 포함한 causeway bay 지역 일대가 바로 기념일 집회가 열리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은 재작년 보안법 발동으로 시민과 경찰의 충돌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일대 지역에는 Victoria Park, Harbour와 같은 Queen Victoria의 이름을 딴 장소들이 많은 곳이다. 영국의 문화가 깊이 자리 잡은 곳이 바로 서로 다른 두 이념이 충돌하는 중심지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홍콩은 영국의 민주주의가 정착한 도시이지만, 아직 거리의 불시검문이라던가 하는 한국의 70-80년대 독재 시대에나 자행되었던 모습들이 존재한다. 일례로 나도 어느 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경찰한테 붙잡혀 홍콩 아이디를 검사받은 적이 있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오히려 경찰들이 홍콩에는 무슨 일로 왔냐, 여기 친구나 가족이 있냐 등을 물으며 호의적인 태도로 바뀌었지만, 경찰에 의해 길에서 세워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상당히 불쾌했었다. 

 

Tiananmen: Hong Kong vigil organiser arrested on 32nd anniversary

 

위 기사는 어제 Chow Hang Tung이라는 한 친민주주의 활동가 (pro-democracy activist)의 체포 소식을 전한다. 인권 변호사이기도 한 Ms Chow는 기념일 전날인 6월 3일에 페이스북에 "Turn on the lights wherever you are - whether on your phone, candles or electronic candles"으로 집회를 알리는 글을 썼고, 기념일 오전 자신의 오피스 앞에서 체포되었다고 한다. 

 

한편, 요즘 중국과 갈등 중에 있는 대만의 총통 차이잉원(Tsai Ing-wen)은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문 민주화 항쟁의 정신을 이어가는 집회에 대한 지지글을 남기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의 국무장관인 앤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도 서른두 번째 기념일을 기리는 성명을 내며, 중국 정부의 낡은 체계를 지키려는 미개한 행태를 돌려깠다고 한다. 

 

홍콩인들은 중국 본토인들이 내려오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홍콩의 정해진 미래에 대한 회의로 홍콩을 떠나고 싶어한다. 이로 인해 홍콩에는 젊은 인재들이 많이 부족하다. 반면 자리를 잡은 기성인들은 시대에 역행하는 자신들의 도시의 운명을 그저 목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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